Lee Sipyeong

돌의 무게

2023년 10월

오랜만에 시골에 내려갔을 때, 별 생각 없이 돌 몇 개를 주워 올라왔다. 이리저리 돌들을 가만히 들여다보았다. 그러다 한 번 냄새도 맡아본다. 어떤 것은 강 냄새, 어떤 것은 산 냄새 나는 듯하다. 문득 이 돌은 날 때부터 이 모양이었나, 녀석들의 고향과 굴러온 여정이 궁금해지기 시작했다.

돌은 사람처럼 저마다 다른 모양을 지닌다. 단 하나라도 같은 모습이 없다. 무겁고 단단해서 웬만하면 제자리에서 움직이는 법이 없는 돌들이, 자의든 타의든 관성을 이겨내고 제 무게보다 더 큰 움직임으로 굴러가며 깨질 때. 비로소 자신의 모양을, 흔적을 만들어낸다. 비록 지금 내 눈 앞에 보이는 것은 고정된 돌의 모습이지만 그 뒤로, 그것이 지나온 길과 여러 흔적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. 현재 보이는 표면이 아니라 수년의 세월 동안 움직였던 보이지 않는 움직임을 떠올리며, 결과 이전에 더 중요한 과정이 존재했음을 상상해 보려 한다.

나의 뿌리와 지난 관성들은 여전히 내 안에 무겁게 자리하고 있다. 그러나 동시에, 그보다 더 큰 움직임을 상상하고, 때로는 실행하며, 고유한 모습을 찾아 계속 변화해 나가고 싶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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